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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통해 대립된 남북을 소통시키려는 전략은 최근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간큰가족>은 통일을 통해 가족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었고 <천군>은 남과 북이 함께 적과 대응한다는 동질성의 관계를 내세웠다. <웰컴투 동막골>은 남과 북이 가장 큰 대립을 형성했던 6.25 전쟁 가운데에서도 '소통'과 '통일'이 있었다는 판타지를 보여준다.
영화 시작과 함께 미묘한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보는 여일의 모습과 나비의 등장은 영화가 가지는 판타지적인 정서를 대번 드러내 준다. 지치고 굶주린 인민군. 그들 앞을 지나는 한 그림자. 인민군들은 순간 당황하지만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여일의 모습을 어리벙벙한 모습으로 쳐다본다. 자신이 무척 빠르게 뛴다고 설명하는 여일에게 화가 난 리수화(정재영)가 돌을 집어 들자 이를 말리는 장영희(임하룡)가 말한다. “보시라요. 귀에 꽃 꽂았시오” ![]() ‘옷’이 가지는 정체성 ‘옷’이 가지는 정체성은 동막골을 찾아온 군인들의 심경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대변해주는 도구이다. <웰컴투 동막골>에서 남, 북 군인들의 옷이 변화하는 부분은 캐릭터의 변화와도 같다. 군인과 인민군이 입은 군복의 대치는 남과 북의 단절이고, 동막골 사람으로 동화되어 부락민옷을 입는 것은 화해와 통일의 의미이다. 그리고 동막골을 지키고자 다시 군복을 입을 때는 남북 연합군이 된다. 이 때 입는 군복은 인민군, 국군 군복이 아닌 동막골 사람들이 건낸 겉옷과 함께 입은 연합의 '옷'이다. ![]() 여일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은 동막골을 대표하는 이미지다. 수류탄 안전핀을 손가락지로 쓰고 군인앞에서 머리를 받아 버리는 순박함은 동막골 자체를 표현해 낸다. 또 순간순간 동막골안에서 전쟁의 현실들이 재현되려 할 때마다 어딘선가 나타나 소박한 웃음을 던지는 그의 모습은 외부적인 요인인 전쟁의 도식을 간단히 풀어내 버리기도 한다. 판타지와 현실 그 접점에서 그러나 전쟁과 상관없는 공간인 동막골에도 외부현실인 전쟁의 손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영화는 부지런히 판타지와 현실이 접점하는 사건을 제시한다. 감자를 함께 캐고 와서도 남북 군인들 사이에서 주먹질이 오가고, 잠을 자다가 놀라서 멀지감치 떨어져 서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건들은 전쟁상황이라는 현실을 강요하지 않는다. 군인들이 곡간을 채웠으니 어디론가 떠나야 한다는 당위성은 상실되어 있다. “수류탄 또 하나 없나”라고 물을 정도로 전쟁과 군인이라는 신분은 동막골 울타리안에서 힘을 발위하지 못한다. ![]() 이 판타지의 힘은 멧돼지를 군인들이 힘을 합쳐 잡는 장면이나 어디선가 나타난 나비떼가 연합군 낙하산을 덮치는 장면과 같은 극히 비현실적인 장면을 가장 두드러지게 만든다. 이것이 크게 거슬리지 않는 것은 이미 이곳이 판타지 마을이라는 것과 거짓이지만 전쟁 속에서 있었기를 바라는 순수함 자체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폭격이 폭죽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 웃는 남북 군인들의 모습은 판타지를 넘어 전쟁의 당위성을 질문하게 한다. 그 웃음은 다리를 폭파시키라는 명령에 복종한 자책감에 시달린 표현철(신하균)과 혼자 살아남아 대장이 됐다는 리수화(정재영)에게 가치 있는 전쟁이 무엇인지 알았다는 기쁨이다. 이는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승리가 아닌 동막골을 지켜냈다는 합일된 가치의 발견인 것이다. <웰컴투 동막골>은 6.25 라는 극단의 대치상황 안에서도 남북의 소통을 넘어 화합과 통일의 판타지를 그리고 있다. 영화는 전쟁 전, 후 세대를 막론하고 남북 전쟁상황이었던 상황안에서 순전한 믿음으로 소통이 가능했었다는 하나의 판티지를 선사해 주고 있다. 그것이 거짓임에도 기분나쁘지 않은 것은 거대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고 적과 아군조차도 뛰어넘는 인간이 가진 순수한 휴머니즘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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