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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란 말을 찾아보면 이렇게 나온다. "예술 작품에서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그것만의 분위기." 실제 예술 작품을 직접 보고 받는 그 느낌을 말하는 아우라는 영화에서도 쓰이는 말이다. <디파티드>는 <무간도>의 아우라에서 시작된 영화다. "이것은 <무간도>와는 다른 작품"이라고 강조한 스콜세지 감독의 말은 이미 원작의 아우라를 의식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원작의 가장 중요한 핵심 구도였던 '내부의 적'과 '그들의 진실을 알고 있는 단 한 사람'이 그대로라는 사실 또한 이미 같은 아우라임을 뒷바침해 준다.
그러나 한가지 차이를 생각해 있다면 인물 중심이었던 <무간도>에 비해< 디파티드>는 인물들의 형성된 관계 그 자체가 비열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강조점은 차가운 냉소에 가깝다. 머리를 겨냥한 권총 한발, 죽음의 순간에 산개하는 핏빛들과 건조한 카메라 시선들은 차가운 금속같다. 엇갈린 두 사내. 함께 속한 경찰학교에서 순간 부딪치고 지나치는 두 사람. 그리고 그들은 같은 입장 다른 걸음을 걷는다. 하나는 갱단에 속한 경찰로 하나는 경찰에 속한 갱.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사건이 진행되고 결국 한 꼭지점에서 만난다. ![]() 마틴 스콜시즈는 종종 홀로 남겨진 남자들에게 집중한다. 그리고 그 남자는 누군가에게 버려지거나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있다. 피비린내 나는 미국 건국기를 다룬 <갱스 오브 뉴욕>의 남자들이 그랬고,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가 그랬으며 <좋은 친구들>의 친구들이 그랬다. 그들이 벌이는 폭력은 잔혹하나 상처를 이겨내고, 현실을 고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그 욕심들은 종종 저지 당한다. <디파티드> 의 설리번과 코스티번도 누군가에게 버려졌고, 상처를 안고 있으며 현실을 이겨내고 싶어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스콜세지가 무간도를 리메이크 하겠다는 의지는 <무간도>의 두 남자들 자체의 아우라 때문이었을 것이다. 진실을 사이에 두고 갈팡질팡하는 두 남자의 운명은 스콜세지 감독이 그간 그려온 남성들과 무척 닮았다. 두 남자가 가진 공통점이자 중요한 진실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느냐 드러내지 않느냐 이다. 이것은 <디파티드>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진실에 대한 접근이자 원작 <무간도> 3부작이 그려낸 키워드이다. 무간도가 부분집합이라면 <디파티드>는 이 신분의 진실이 총집합이다. 다시 말하면 <무간도>는 신분을 둘러싼 진실을 가지고 현대사회 속 사람의 정체성을 묘사했고, <디파티드>는 속고 속이는 게임 속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리는 비열하고 차가운 인생게임이 곧 현실이라고 말한다. ![]() 진영인과 유건명, 황국장과 한침 이렇게 사각 관계였던 <무간도>와 달리 <디파티드>는 차가운 지배자안에 속한 유역한 두 인물을 그린다. "환경에 지배당하지 않고 지배하는" 코스텔로가 그 지배자. 이 아래에 두 남자가 있다. 원작의 황국장으로 분한 퀀넌 반장은 역할은 같지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무간도>와 <디파티드>의 차이는 극명하게 나타난다. 원작 무간도의 두 사내가 진실을 밝혀내고 숨기려는 상황 속에서 간직하려 했던 것은 신분의 노출과 함께 자신이 가장 아끼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키는 것이었다. 두 남자가 각기 맺은 유사 아버지의 죽음은 <무간도>의 정서가 가진 축이자 두 인물의 성징을 이끌어내는 시작점이었다. 그래서 <무간도>에서 진영인의 유사 아버지인 황국장의 죽음이 그토록 애절했고, 유건명의 보스인 한침의 죽음이 그렇게 비열했다. 이 두 유사 부자 관계에 있는 이들의 죽음은 <무간도>속 두 인물을 더욱 가혹한 세상속으로 떠밀어 버린 계기(황국장의 죽음)이자 결과(한침의 살해)였다. 그러나 디파티드 속 유사 아버지의 죽음은 별다른 감정적 대입을 일으키지 못한다. 그들은 두 남자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고 진실에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이었을 뿐이다. 그들의 죽음으로 자신의 신분을 증명할 수 없게 됐다는 사실, 그 냉소적인 입김을 불러낼 뿐이다. 그들 사이에 유사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는 사라져 있다. 이 관계의 실종은 두 사내의 본질적인 정체성의 혼란에 대한 질문을 간단하게 정리해 버린다. 그래서 후반부에 나타나는 모든 사건의 결과와 진행은 두 인물에게 맞춰져 있지 않다. ‘비열하다’ 이미지만 강렬하게 남고 인물들의 히스토리는 사라져 버린다. ![]() <디파티드>가 영화 전반부에 끌어온 긴장감과 설득력이 후반부에 급격히 떨어지는 건 이 때문이다. 먹고 먹히는 현대 사회 속 비열함을 가져왔지만 두 남자의 최후는 그저 비열한 분위기만을 풍길 뿐이다. 우수에 젖어 멍하니 정면을 응시하는 인물들의 표정을 극단적으로 클로즈업해 바라보는 <무간도>에 비해 <디파티드>의 인물들은 극단적인 클로즈업이 적은 이유는 두 남자 개인의 심중에 중심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열한 거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인물의 히스토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마지막 부분에 나타나는 원작 <무간도>와 <디파티드>에서 나타나는 공통의 허점이 보이는 몇몇 트릭(음성 녹음본은 어디에?)은 <디파티드>에서 더 극명한 단점으로 나타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멧데이먼의 연기, 악랄한 악의 화신으로 돌아왔다는 찬사가 가득한 잭니콜슨 의 열연이 돋보임에도 개인들이 가진 갈등의 흔적들이 부족한 듯이 보이는 이유이다. 어둠 자체인 아버지와 편협되지 않은 두 사내 사이에서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교감은 <디파티드>를 "다만 비열함만이 가득한 거리"로 요약할 수 있을 뿐이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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