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0083.egloos.com

푸르미 세상

포토로그



'스타트렉' 이런 걸 두 마리 토끼 다 잡았다고 하지 맘대로 씨네마

그래. 이 정도는 만들어야 블록버스터지. 아니 올해 2009년에 본 블록버스터 가운데 최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도 남는다. 명절 때 <스타트렉> 극장판은 대충 보고 예전 MBC에서 방영한 <스타트렉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꼼꼼히 봤던 나로선 대만족이다. 그러니까 아무런 사전 지식이 별로 없어도 충분히 즐길만하다. 나같이 엷은 사전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200% 만족할 수 있다.

감탄하고 땅을 치며 쾌재를 불렀던 점은 '프리퀄'이 '프리퀄'이 아니라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우주, 평행 우주라는 이론 속에 완전히 녹아든 전혀 새로운 스타트렉인 것. 하지만 이 영화는 프리퀄이다. 그것도 아주 멋진 프리퀄. 무슨 소리냐고? 궁금하면 영화 보시라.

또 하나 감탄 한 것은 우주라는 공간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이 영화가 하고 있다는 것. 블랙홀, 워프 등 스타트렉은 그 동안 과학과 물리학에 영감을 준 작품이라고 한다. 영화는 곳곳에서 마치 이를 확인받으려 하는 듯하다. 모든 우주 속 장면들은 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듯. 그것도 꽤 여러 곳에서 아주 세심하게. 한 장면, 특히 우주에서 자유낙하는 순간, 갑자기 모든 소리들이 사라지고 대기권 안에 들어가야 바람 소리만이 들려올  때.. 솔직히 '감탄' 그 자체다. 난 그랬다. 순간 '아 우주는 공기가 없지, 소리도 없지, 그런 곳이지'라는 진리 아닌 진리를 되새겼다.

중세 판타지와 SF 상상력이 결합된 '스타워즈'와 차이는 이것이 아닐까. 스타워즈가 중세적 배경을 차용해 부자관계와 주종관계와 SF 상상력을 버무렸다면 스타트렉은 철저하게 지금 살고 있는 정치, 사회를 풍자하고 근거 있는 과학적 상상력을 이용해 액션 장면을 구상한다.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이 시리즈가 참 미국적인 영화였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미국의 기본 정신에 참 충실하단 말이다. 주조종실 내부는 당연 다인종 국가인 미국사회(1등 항해사는 외계인 - 정확하게 말하면 혼혈인, 동양인, 흑인, 백인, 러시아인까지..)이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논쟁과 다툼은 당연 미국 사회 속 갈등을 뜻한다. 원칙과 법칙이 최우선인 미국인들의 성향은 주조종실 사람들의 논리 싸움, 법리 논쟁 장면으로 자연스럽게 오버랩 된다. 미국개척정신, 즉 새로움에 대한 진취적 의식은 클로징 장면이 새로운 곳으로 항해를 떠나는 나레이션으로 설명된다.

집안의 대를 잇는 가부장적 사회 모습과 아버지에서 아버지를 잇는 가치관의 전달 또한 미국적이다. 올드 '스탁'가 제시하는 "네가 함장이 되어야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라는 말은 꼭 미 기독교적 세계관의 하나인 칼빙 '미래예정론'이 조금 묻어난다(아니면 말고..).

재미있는 건 이 영화 또한 <박쥐>처럼 굉장히 많은 텍스트들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우주평행론, 예정론, 미래와 과거가 조우할 때 일어나는 시간 뒤틀림. 하나 보자.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 여행을 다룬 영화들이 시간 개념을 두루뭉술하게 넘어갔었던 사실이다.

터미네이터는 미래와 현재가 결합될 때 미래와 현재의 변화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설명하지 않았고, 백투더퓨처는 우주평행론과 과거 - 현재의 직접 연결 속에서 그저 방황했다(그래서 고작 만든 해결책이 미래에서 온 인간은 시간이 차면 그냥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는 것). 스타트렉은 달랐다. 그래서 또 신선했다.

되레 '스타트렉'은 왜 시간이 뒤틀렸고 미래가 바뀌어야만 하고, 당신이 왜 더 새로운 행동을 해야만 하는가를 열심히 설명한다. 그것도 꽤나 명쾌하게. 비겁하게 '이건 이러니 이렇게 됐겠네'라고 관객이 앞뒤를 억지로 맞추지 않아도 된다.

이렇게 명쾌해져 버리니 자꾸 기대를 하게 된다. J.J. 에이브람스를 인기 감독으로 만든 '로스트'의 마무리를 어떻게 할지. '로스트' 속 수많은 떡밥들을 어떻게 설명해 낼지. 솔직히 많이 기대된다. 영화를 보고 다시 한 번 확인했다. J.J. 에이브람스는 굉장한 이야기꾼이라는 걸. 음. 그래 맞다. 나 J.J. 에이브람스 빠돌이다.


ps. TV 시리즈를 열심히 봤다면 많은 설정과 장면들의 연관성을 찾을 수 있었을 것 같다. 뭐가 연결시키는 장면인지는 이해가 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더라. 안타까웠다. 그냥 올드 '스팍'이 나올 때 우와~ 감탄 한 번 크게 했다.

ps. http://hypervandervilt.tistory.com/35
영화 보고 스타트렉과 우주에 관한 지적 호기심을 느꼈다면 이 포스트를 참조하시길


덧글

  • 미스트 2009/05/10 07:41 #

    ....전 다이브 장면 보면서 '저런 얇은 우주복만 가지고도 대기권 진입을 할 수 있다니!!!' 하고 놀랐는데... .....사람마다 감탄하는 부분이 다르군요. 핫핫.
  • 2009/05/10 10:27 # 삭제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헤일링프리퀀시 2009/05/10 11:37 #

    그런데 TV시리즈에서는 우주를 날아다니는 우주선들이 멋진 엔진음(?)을 내면서 다는다는거 ㅎㅎ
  • 은백희 2009/05/10 14:21 #

    이 시리즈 한 번도 안 봤는데.. 뭔가 괜찮은 작품같군요!!
    첫번째 사진 예술인데요?!
  • 아가리아랩트 2009/05/10 17:29 #

    정말 재미있게 봣는데

    엔터프라이즈 지상에서 만들어서 어케 띄우는지가 참 궁금햇어요 -ㅅ-;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클립

E-Mail : blue0083@daum.net
Messenger : blue0083@nate.com
한겨레21
트리플크라운
듀나
뉴타입 코리아